어느 날 갑자기 우체국 아저씨가 건네준 등기 봉투를 받고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 익숙한 서체로 찍힌 법원 로고, 평소에 절대 받을 일 없던 서류였다. 뜯어보기도 전에 알 수 있었다. 언젠가 터질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눈을 감고 살았던 카드값과 대출이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통장 압류 해제라는 단어를 검색창에 수도 없이 쳤지만, 화면 속 글자들은 하나같이 너무 차가웠다.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수임료 견적을 물어보니 적게는 15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까지 불렀다. 당장 밥값도 아쉬운 판국에 그 큰돈을 어떻게 마련하라는 건지,…
원금까지 줄여주는 채무감면 제도가 정말로 나에게 유리할까 매달 돌아오는 결제일마다 부족한 잔액을 보며 한숨을 쉬는 이들에게 채무감면이라는 단어는 한 줄기 빛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작정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말만 믿고 뛰어들기에는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단순히 빚이 많다고 해서 모두가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신청 후에 삶이 더 팍팍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본인의 소득이 최저생계비를 상회하는지 그리고 재산의 가치가 빚보다 적은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다. 소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