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류 떼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혼자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다. 인터넷에서 개인회생 필요 서류 목록을 검색해 보고는 일단 동사무소로 향했다.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 부채증명서, 통장 거래내역서… 나열된 목록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렸다. 창구 직원이 이것저것 묻는데 대답할 때마다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왔나 싶고, 번호표를 들고 기다리는 그 시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뉴스만 계속 새로고침했다. 홈플러스 회생이니 뭐니 하는 기사들이 눈에 띄는데, 남의 일처럼 보이지가 않더라. 대기업도 저렇게 벼랑 끝에서 치킨게임을 하는데, 나 같은 개인은 오죽할까 싶었다.
비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변호사 사무실을 몇 군데 알아봤는데, 수임료가 천차만별이었다. 대략 20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를 부르는 곳도 있고, 분할 납부가 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곳도 있었다. 사실 카드론 연체까지 겹친 상황에서 당장 몇백만 원을 마련하는 게 쉽지는 않다. 상담을 받으러 가야 할지, 아니면 그냥 신용회복위원회를 먼저 찾아가야 할지 고민만 며칠을 했다. KB희망금융센터 같은 곳에서 상담을 확대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왠지 은행에 내 치부를 다 드러내는 것 같아 선뜻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무직자 상황에서의 압박감
무직자도 개인회생이 된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는 소득 증빙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상담을 받을 때마다 “현재 고정 수입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받는다. 없다고 하면 왠지 문이 닫히는 기분이다. 아는 사람들은 파산을 알아보라고 하는데, 파산 조건이 또 까다로워서 함부로 손댈 엄두가 안 난다. 보험설계사 하다가 그만둔 지 벌써 반년이 넘어가니, 경력 단절에 빚까지 얹혀서 미래가 안 보이는 느낌이다.
주택담보대출이 남긴 숙제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집이다. 주택담보대출이 껴있는 상황이라 회생 절차를 밟다가 집마저 날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항상 있다. 주변에 물어봐도 다들 말이 다르다. 누구는 집을 지킬 수 있다고 하고, 누구는 어차피 경매로 넘어갈 거라고 한다. 법률사무소 무제 홍원표 변호사 답변 글을 보다가 창을 껐다 켰다만 반복했다. 법률 용어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 읽어도 읽어도 내 상황에 딱 맞는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결국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어제는 결국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가, 상담 예약 날짜를 듣고 그냥 끊어버렸다. 상담비가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발생한다고 하니 왠지 아까운 마음도 들고, 막상 가서 별다른 답을 못 들으면 어떡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지금 내 상황이 개인회생이 맞는지, 아니면 그냥 버티다가 파산으로 가는 게 맞는 건지 여전히 안개 속이다. 내일은 다시 국민신문고에라도 접속해 볼까 싶지만, 아마 또 로그인만 하고 창을 닫을 것 같다. 해결책이 있다는 건 알지만, 그 해결책으로 가는 문턱이 너무 높게 느껴진다.
동사무소에서 서류 준비만 해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뉴스 기사처럼 상황이 악화될까 봐 불안한 마음이 느껴지네요.